아기가 되어가는 당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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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하성
‘나! 화장실!’
깨우는 아내의 소리에
눈을 비비며 일어나
아내의 두 손을 잡고
조심조심 뒷걸음으로
화장실에 가서
속옷을 내려 주고
변기에 앉혀준다.
한참을 기다려
소변을 본 후에
옷을 다시 올려 주고
두 손을 잡고
아기처럼 아장아장
다시 돌아와
침대위에 눕혀주고
아내의 귀에 대고
여보! 사랑해! 라고
낮은 목소리로 말한다.
‘응!’하는 대답에
나도 옆자리에 누워
엄지손가락을
아내의 손바닥에 대니
내 엄지손가락을 꼭 쥔다
마치 연애시절
처음 손을 잡았을 때처럼
파르르 파킨슨의
그 떨림을 느낀다.
그냥 그렇게 손을 잡은 채
긴 밤이 지나갈 때에
일어나 기도하라는
알람소리에
살며시 손가락을 빼고
어둠이 가득한 새벽에
무거운 몸을 일으킨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