돌아볼 틈도 없이 달려온 삶이었다.
머얼리 인생의 종점이 보이기에 뒤를 돌아보니 꽤나 멀리 달려와 이미 내 나이 육십을 훌쩍 넘겨 버렸다.
먹고 사는 일에, 자식들 키우는 일에 온 힘을 다 쏟고 살아온 날들....
이제야 내 자신을 돌아볼 틈이 생겼다.
머리는 다 빠지고 희어져 버렸으며, 윤택없는 피부와 주름, 무릅은 삐걱거리고, 비가 오려고 하면 온 몸이 쑤실때쯤에야...
내 인생에 한 번쯤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.
책을 한권쯤 내 보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해 보는 것....
육십 전에 책을 발행해 보려고 시와 수필을 세 권 분량 쯤을 써 놓았으나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발행할 엄두도 못대고...
청년 때에 사진을 해 보다가 시간과 물질에 쫓겨 미루다 육십이 넘어서야 손을 대 보고 있다.
이제 새로운 첫 발을 딛는다는 생각으로 나를 위해서도 무엇인가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내 인생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 해보려고 한다.
삶의 의미에 나이가 상관이 있을까?
'인생은 육십부터' 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내 삶에서 실제로 체험해 보는 요즈음의 나의 삶이다.